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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표현형-출간40주년기념리커버판
5.0
  • 조회 397
  • 작성일 2024-06-28
  • 작성자 함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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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을 꼽으라면 아마도 저자의 '만들어진 신'일 것이다.
종교가 있는 분들에게는 아마도 불편하겠지만, 만들어진 신 은 ‘신이 존재한다는 가설(God hypothesis)’이 왜 설득력이 없는지를 논증하고 있다.
가령, 무언가를 설계할 정도로 충분한 복잡성을 지닌 창조적 지성은 그것 자체가 점진적 진화 과정의 최종 산물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 존재 가설은 참일 개연성이 ‘0’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신의 존재를 인정해야만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 가령 인생의 의미, 도덕성, 사랑, 책임감등이 어떻게 자연적 과정을 통해 진화해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런 주장은 그동안 무신론적 진화론자(진화론은 무신론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들의 단골 메뉴였다.
그런데 그의 책에는 새로운 이야기도 있다. 그는 부모의 절대적 영향 아래 있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종교에 따라 ‘무슬림 아이들’, ‘그리스도교 아이들’과 같은 꼬리표를 달아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종교에 관해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을 더 큰 혼돈에 빠뜨리는 일종의 ‘아동 학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아이들’이나 ‘자유주의 아이들’이 얼마
나 어색하냐는 것이다.
이렇듯 만들어진 신은 내가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무언가 불편한 느낌들을 (다른 사람의 멋지고 어려운 말들을 빌려) 구체화 객관화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 '이기적 유전자'도 알게 되었고,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기계 혹은 운반자일 뿐”이라는 주장이 과하기는 했지만 또한 수긍이 가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다소 어렵고..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여러번 읽지는 못한채로 현재까지 이르렀다.

이기적 이전자 이후 불과 5년 후에 자신만의 독창적 생각을 숙성시켜 확장된 표현형 (1982)을 내 놓았다고 한다.
이기적 유전자 에서 “인간은 유전자의 생존기계 혹은 운반자일 뿐”이라는 주장으로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확장된 표현형’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와 우리를 또 한번 고민에 빠뜨린 격이다. 왜냐하면 “유전자가 그 자신의 복제본을 더 많이 퍼뜨리기 위해 개체(운반자)를 고안했다”는 주장을 넘어서 “그 유전자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개체들마저도 자신의 운반자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개체가 집단을 위해 존재하다는 집단주의에도 거부감을 느끼지만 개체가 유전자의 통제를 받는다는 생각에도 불편함으로 느낀다. 이기적 유전자 는 그래서 ‘불편한’ 진실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확장된 표현형 은 그 ‘불편’을 넘어 ‘불쾌’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우리들은 대개 문명을 만든 건 집단도 유전자도 아닌 우리 자신, 즉 개체라고 믿는데, 그의 논리를 인간에까지 적용해보면 우리의 문화와 문명도 결국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딘가 조용한 휴양지에 가서 집중해서 여러번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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