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지막 수업은 사전에 정해진 주제를 선정하지 않고 그날그날의 상념을 꺼내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고난, 행복, 사랑, 용서, 꿈, 돈, 종교, 죽음, 과학, 영성 등의 주제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지성과 영성이 부딪쳐 스파크가 일어나고 그 때에 우수수 떨어지는 부스러기만 모아도 남은 인생이 허기지지 않을 것 같다고 저자는 감탄한다. 이 책은 기독교 서적으로 출판되지 않았다. 인문, 사회, 역사의 카테고리를 지닌 인문학 책이다. 그럼에도 예수님 앞에 회심한 이 시대의 지성이 들려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진실과 지혜는 그 어떤 신앙서적보다도 신앙적이고 그 어떤 신학서적보다도 신학적이었다. 죽음을 향해가는 이어령 교수는 “나 절대로 안 죽어”라는 말을 쏟아낸다. 어떻게 들으면 참으로 오만 방자한 말일 수 있으나 정말 부활의 때에 그리스도인이 내뱉을 영생에 대한 강력한 믿음에서 터져나오는 외침이 이와 같아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죽음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인 줄 오늘 처음 알았다’고 하는 자기 고백적인 말이 튀어나온다. 이것이 이어령 교수의 마지막 수업을 들은 이가 내놓을 그 한마디일 것이다. 우리의 인생의 남겨진 생의 시간 가운데 해야 할 말과 들어야 할 말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의 허기진 마음을 가득채우기에 흡족했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 있는 우리의 인생을 새로운 시각과 각도로 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글을 읽노라면 한 번도 쓰지 않았던 감정의 근육과 지성의 근육이 자극 받기 시작함을 느끼게 된다. 쓰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면 경련이 일어나고 뒤틀리고 꿈틀거리게 되는데 그런 짜릿하고 충격적인 느낌을 고스란히 이 책의 독자들은 경험하게 된다. 이어령 이라는 독보적인 존재를 스승으로 두기를 원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참된 스승이 전하는 메시지를 고이 담아 확성기를 통해 전달한다. 인터뷰는 일방적인 독백이 아니다. 죽음이 있기에 생은 의미가 있다. 완전한 생만이 존재하는 세계는 아픔과 고통을 모르는 기계의 삶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잘 모르지만,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삶을 떠올려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