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뭘 하는 사람입니까.
내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하는 질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나를 정의하는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비슷비슷했던 동기생들이 회사에 취업하고 각자의 사풍에 생각이나 행동이 바뀌는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일이 어쩌다가 직업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나.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적정한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일이 없으면 무조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1달만 지나도 그 전의 시간이 그리워지게 될 확률이 높다. 휴직을 하고 아이랑 시간을 보내면서 처음에는 해방감을 맛보았지만 머지않아 회사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은 곧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였던 것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회사라는 타이틀을 벗어 버리고 온전히 개인으로 세상에 나아가게 되면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쉽게 특장점을 찾기는 어렵다.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로 살아가는 현재의 내 모습에 기한 바가 크다. 예전에 아무런 소속 없이 1년 동안 세계일주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였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국경을 통과하게 되면 VISA에 직업을 적는 칸이 있다. 거기에 나는 'Explorer'라는 단어를 적어 놓곤 하였다. 탐험가. 지구를 여행하고 새로운 세계, 사람들을 알아가는 탐험가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이는 회사원인 지금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업무에 있어서도 가정생활에 있어서도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탐험가는 양립할 수 있는 직업인 것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외부에 대한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여야 한다. 건강한 몸과 정신을 유지하고 궁금함을 가지고 해결하는 삶이 필요하다.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신이나 영적인 무언가를 숭배해야 하는 이유는 그 외의 다른 것을 숭배했다간 그것이 우리를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날, 그의 말이 실현되고 있다. 바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고 필수적인 직업 세계에서.
일과 나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