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끝자락에서 삶과 죽음을 말하다! 『죽는게 뭐라고』는 《사는 게 뭐라고》의 저자 사노 요코가 말하는 ‘훌륭하게 죽기 위한 기록’이다. 그녀는 암 재발 이후 세상을 뜨기 두 해 전까지의 기록을 남기게 되는데, 이 책이 바로 그것이다. 산문들과 대담, 작가 세키카와 나쓰오의 회고록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글 속에는 그녀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돈과 목숨을 아끼지 말거라”라는 신념을 지키며 죽음을 당연한 수순이자 삶의 일부로 겸허히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안긴다.
“훌륭하게 죽고 싶다”는 사노 요코의 삶처럼, 이 책 어디에서도 저자는 ‘살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삶을 반추하거나 아쉬움 없이 살라는 어른의 흔한 충고도 함부로 내뱉지 않는다. 암이라는 고통 속에서도 예의와 초연함을 잃지 않으며, 자신이 느낌 삶에 대핸 경의를 가감 없이 담아냈다.
호스피스에 입원한 사노 요코는 다소 객관적인 거리에서 죽음을 관찰하게 된다. 그건 너무 멀지도 비통에 젖을 만큼 가깝지도 않은 이(2.5인칭)의 시선이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는 투정을 부리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게 된다. 다만 쓸쓸함을 느낀다. 이 순간 우리는 “훌륭하게 죽고 싶다”는 사노 요코의 개인적인 바람이 보편적인 죽음 준비교육의 일환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또한 작가가 자신이 아닌 타자의 소멸에 애틋한 마음을 술회하는 모습에서, 사람은 역시 다른 사람에 의해서만 인간성을 회복한다는 깨달음도 얻게 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죽는 게 뭐라고』에서도 사노 요코 특유의 명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생의 끝자락에서 선 작가에게는 단조로운 일상조차 낯선 이미지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이 책에서 사노 요코는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대화나 사소한 현상에 대해서도 예리한 사유를 발휘한다. 그것은 자신의 처지에 얽힌 불만이나 신경질일 때가 많지만 우리가 무감하게 받아들이던 삶의 의문들과 얽혀 있기도 하다. 그래서 사노 요코의 투덜거림은 더 이상 의식하지도 못할 만큼 일상성에 파묻힌 모순을 들추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