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의 제목인 <수확자>라는 뜻은 쉽게 말하면 '사람을 죽이러 다니는 자들'이다.
소설 속 세계관은 죽음이 사라진 세상이다.
자연적인 죽음, 사고사, 노화 등등 모든 죽음이 사라졌다.
모든 사람들은 몸에 '나노기'를 주입해서 상처 나 질병이 자동으로 치료되었고, 혹시나 사고로 죽는다고 하여도 '재생센터'에 가서 며칠 만에 다시 살아난다.
이미 사망한 사람도 몇 번이고 살려낼 수 있다.
영원한 죽음에 이르는 길은 오로지 '수확자에게 거둬지는 것'뿐이다.
수확자가 원래부터 수확자였던 건 아니다.
특별한 인종이 아니라 똑같은 사람이다. 그저 모두 죽지 않는 세계에서 사람들 중 수확자를 선발하고, 그 수확자가 수습생들은 선택해서 다음 수확자를 만든다.
그리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권리'를 수확자에게 주는 것이다.
죽음이 없어진 세계에서 사람들은 수확자들에게 거둬지는 죽음을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들이 수확이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살인을 당연시했다. 두려움과 경외감을 동시에 받는 게 이 시대의 수확자였다.
수확자들이 죽일 사람을 정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과거에 죽음이 있던 세계의 통계를 참고해서 정하기도 한다. 교통사고가 일어날 확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달려들었다가 같이 익사할 확률 등등 사람들의 모든 정보를 활용해서 수확자 자신이 죽일 사람을 정한다.
어느 정도 합리적인 선택이어야 하고,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거나 수확자 계명에 어긋나는 경우 수확령에 있는 수확자 협회에서 제지가 들어오기도 한다
수확자 '패러데이'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람들을 수확했고, 일하는 중에 만난 두 아이 '로언'과 '시트라'를 수확자 수습생으로 들인다.
수확자가 된다면 불멸의 삶을 살 수 있지만, 대신 사람을 죽여야 한다.
둘 다 원하지 않았지만 패러데이는 두 아이의 이런 도덕심을 보고 수습생으로 들인 것이다. 1년간의 수습생 기간이 지나고 수확자가 되는 건 단 한 명뿐이다.
로언과 시트라는 서로 실패하기를 원하며 경쟁을 시작한다.
죽음이 사라진 세계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로언의 친구인 타이거는 죽음 중독증이라서 건물에서 뛰어내려 죽었다 살아나는 걸 즐긴다. 평균수명이랄 게 없는 삶이라서 여러 번의 결혼을 하기도 하고, 자녀도 더 많이 낳기도 한다.
사람을 죽일 권리.
원래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는 권리이다.
하지만 슈퍼컴퓨터 '선더헤드'의 기술로 굶주림, 질병, 전쟁, 죽음까지도 사라진 세계에서는 질서가 필요했다.
그것을 행할 자는 수확자.
(죽을 때가 되어서 죽이는 것이 아니고 연령은 전혀 상관없이, 어떠한 뒷배경도 상관없이 무조건 죽여야 한다)
나에게도 누군가가 수확자가 되라고 하면 하기 싫다고 말할 거 같다.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사람을 죽이는 것은 양심의 가책과도 관련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