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듣는 이의 가슴을 뛰게하고 수 많은 이들이 갈망하는 이 두 단어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더러움을 동반한다. 무언가 하나에 몰두하며 주변의 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는다함은, 당연히 청결에 무관심하다는 말이며, 주변인이 자시의 행동에 불편함이나 피해를 입어도 그것을 알지 못할 정도로 몰두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열정을 순수하게 글로 담아낸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난잡하고 혼란스럽다.
그러기에 이 책도 난잡하고 혼란스럽다.
자전적 소설이라는 이름의 일기장에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열정에 정신을 놓아버린이의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들어나있다.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생각과 행동의 중심이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타인에게서 자신이 우선순위가 아니기에 책에서 들어나는 압도적인 을의 자세와 행동은 읽는 내내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그런 불편함의 절정은 자식들의 이야기나 나오면서 시작되었다. 자식들과 시간을 보내다가도 그 사람에게 연락이 오면 자식들은 집을 나가야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전적 소설"이라는 틀안에서 자식들은 어머니의 불륜을 알면서 방관하였음을 온세상이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서 그렇게나 노력을 하였으면서도 자식들의 생각이 전혀 결여되어있는 이 책의 흔적은 고통스럽게 다가왔다.
수 많은 불륜이 그러했듯이 이 관계도 끝을 향해 빠르게 다가갔다. 남자는 러시아로 돌어가면서 관계가 끝이 난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를 그리워하고 그를 계속 연락할 방법을 찾았으며, 남자가 갑작스럽게 술을 마시고 찾아오자 기쁨 마음으로 그를 품는다.
물론 남자는 그 하룻밤만을 즐기고 다시 떠난다. 차라리 남자가 러시아로 떠난 뒤에 이야기가 마무리 되었다면 더 깔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으며, 남자가 하룻밤을 보내고 간뒤에도 끝나지 않고 구구절절하게 자신의 속내를 토해간다.
"이 글로 이 사람이 돌아오길 바라는건 아니다." 이야기 속의 이 문구는 오히려 그녀의 마음 속에 아직도 불결한 불씨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거 같다.
"현실은 혼란스럽다. 현실은 절대 소설처럼 깔금하게 마무리 되지 못한다. 이것이 소설의 새로운 혁명이다."와 같은 해설이 뒤에 붙어있는데 오히려 '이래서 문학이 점점 죽어가는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그들의 만의 세상에 맞춘 해설이라고 생각한다.
난잡하다. 더럽다. 아름다움도 없고, 더러움이 처절한 것도 아니다. 그냥 일기장이다. 나는 왜 이걸 읽었을까?
시간이 지나면 이 책은 나에게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