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식물에 관심이 많고, 농촌에 살다 보니 책을 살때도 관련 책을 자주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식물의 책의 내용을 대략 알고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인 읽을 거리 중에서도 흔치 않은 종류의 책이기에 주저없이 선택한 것 같다. 저자는 농업관련 기관과 협업하면서 식물도감 등을 그리는 식물세밀화가로서 그간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느끼고 깨닫는 바를 아주 담담하게 읽기 편하게 서술해 놓았다.
파고들수록 더 어려워지는 분야라고 할까? 저자가 풀어놓은 얘기를 따라가다 보면 모르는 것 투성이인 나를 확인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더 열심히 배워야하겠다라는 묘한 깨우침도 함께 느낀 것 같다.
학명을 통해서 일제 강점기 및 근대를 통해 열세한 국제적 지위에 처한 나라의 식물조차도 제 이름을 갖지 못하게 되는 서글픔을 간접적으로 깨닫게도 하였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막연히 하얀 꽃은 토종이고 노란꽃은 외래종이라는 민들레에 관한 나의 미천한 지식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쑥대밭' 이라 불리는 관리되지 않은 땅의 심란한 식물인 쑥의 다양한 효능을 확인하면서, 우리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그들을 갈라치기 하던 무지함과 이기심을 반성해 보기도 했다.
최근에 어머니의 입원으로 나는 평소에 아침에 일어나서 마당에 있는 풀들과 작물들을 돌보는 게 습관처럼 되었는데, 원래 책을 선택했던 나의 목적과도 일치하지만, 책을 볼수록 식물에 더해 더 많은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였다. 로즈마리에 관한 목차를 읽고 나서는
지금쯤 발아가 가능한 허브류를 열심히 검색해보고 구매를 검토해 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된 이러저러한 동기와 욕심사이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해서 식물을 아낄 수 있게 되는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태도변화가 저자를 가장 바라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이 알수록 더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책을 통해 식물을 더 잘 가꾸게 도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손닿기 쉬운 책장에 두고 자주 펼쳐보는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