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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5.0
  • 조회 403
  • 작성일 2024-05-28
  • 작성자 문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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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 중에 책의 경계가 가장 모호했다. 솔직히 책에 대한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을 때는 소설이라 생각했고, 중간에는 큐레이터의 예술에 대한 긴 설명문 또는 소감을 읽는 것 같았고 마지막에서야 이 책이 소설도 감상문도 아닌 일기라는 생각을 했다. 자서전이라는 표현보다는 일기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굴곡을 만나고 그리고 그 굴곡 앞에서 좌절하거나 또 다시 나아가곤 한다. 겨우 20대 중반에 경험한 형의 죽음은 저자를 큰 좌절에 빠뜨렸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뉴욕에서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잡지사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좌절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갑자기 메트로폴리탄의 경비로 취직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중세 거장들의 미술 작품부터 고대 이집트의 유물 그리고 고대 그리스의 조각까지. 인류 문명의 역사와 지역을 순서 없이 뛰어 넘어가며 저자가 느낀 감동을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독자와 공감하고 있다. 솔직히 우리 대부분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직접 눈으로 우리 선조들이 남긴 위대함을 눈으로 보면서도 우리는 공감하기가 힘든데 저자는 온전히 글로 공감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우리가 메트로폴리탄과 조금씩 사랑에 빠져들 즈음 저자는 형의 죽음과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히 늘어놓는다. 저자는 몇 년의 시간을 메트로폴리탄에서 경비원으로 보내고 나서야 형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저자는 단순히 미술관에서 극복의 시간만을 보낸 것도 아니다. 유명한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하던 시기를 이야기하며 잘 알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면서 단순히 사회적 명성과 지위가 주는 도파민에 취해 있던 저자는 미술관에서 진정한 삶을 하나씩 찾아간다. 특히 저자가 설명하는 '피터르 브뤼헐' 그림에서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이유는 모르겠지만 네덜란드 화가인 그의 그림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의 현실 일상을 가감 없이 표현함에도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큰 감명을 받았던 것은 저자가 10년간의 메트로폴리탄 경비를 스스로 그만두고 다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선 것이다. 선택한 그 일이 더 경제적으로 힘들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일이 아닐지라도 저자는 누군가와 소통하는 일을 하고 싶어 스스로 도보여행의 가이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에서 감동을 주는 공간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아닌 도시와 사회 전체로 넓어진 것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대부분 저자와 비슷한 인생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동의 순간순간을 놓치고 있다. 특히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있는 21세가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우리에서 지금 현재를 좀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미술관이나 미술관에 전시된 위대한 작품이 아닌 바로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헌정이자 작은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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