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까지 나온 책이 있다는건 반간운 일이다. 어느새 과거가 되어버린 시대배경-코로나 시기 마스크를 꼭 써야만 했던 시기의 모습들을 읽으면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름과 동시에 힘들었던 감정들도 동시에 몰려와서 심경이 복잡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 조금 더 의뭉스러운 사람이 나타났다. 여전히 적당히 정체를 숨긴 채 전개되는 구성은 이제 익숙하다. 움니버스 구성의 가벼운 전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런 구성에도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는지, 짧은 호흡으로 한편의 내용을 완성시켜야 하는 제약사항 때문에 전개를(또는 대사를) 툭툭 내려 놓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의 내용은 층층이 쌓을 분량적인 여유가 충분하기에 별 다른 문제는 없었겠지만 말이다.
역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소진의 아버지 이야기를, 너무나 갑작스럽게 던져버린 부분. 하필이면 내가 가장 약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여서 더욱 예민하게 다가온게 아닌가 싶었다. 요즘 같아서는 종이에 "아버지"라는 세글자만 적어놓고 10분동안 가만히 바라보게 하기만해도 눈물을 뚝뚝 흘릴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마음이면서도 정작 아버지를 잘 찾아뵙고 살갑게 구느냐 하면 그것도 아닌 주제에...
뭔가 단단히 모순되어 있다는건 충분히 알 수 있다. 결국 사건의 전개는 계속되고 또다른 큰 줄기대로 흘러가지만, 눈으로 페이지 위 줄글들을 따라가면서도 마음은 내내 두번째 장에 걸려있는듯한 느낌이었다.
현실에 너무 가깝게 밀착되어 있는 소설들이 주는 무게감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절절하게 느껴지는 현실감, 어딘가에 있을것 같은 사람 사람들... 그만큼 작가가 잘 관찰하고 고민해서 글을 썼다는 방증일 것이다. 현실도피형 독서인에게는 보통의 독서목적과는 많이 다른 책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잘 읽히는 즐거운 책임에는 변함이 없다. 홍보 띠지에 적힌 '전세계21개국 판권 수출' 문구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다른 언어/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조금더 일상과 동떨어진 어딘가의 이야기로 읽힐것을 생각하니 새롭다. 얼마나 흥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의 읽는이들도 기분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