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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러브좀비(쇼트02)
5.0
  • 조회 405
  • 작성일 2024-06-19
  • 작성자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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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러브좀비」는 조예은 작가가 집필한 단편집이다. 책의 구성은 <초대>, <습지의 사랑>, <칵테일러브좀비>,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이렇게 총 네 개의 단편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 편의 이야기 모두 주제가 흥미롭고, 마치 단편 영화를 보는 듯 이야기가 선명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단숨에 읽어내려 갔던 것 같다. 네 편의 단편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었던 <습지의 사랑>에 대해 후기를 써볼까 한다.

<습지의 사랑>은 두 존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들은 물과 숲으로 그려지는데 명확히 말하자면, 그 곳에서 죽은 후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그 장소에 묶여버린 귀신인 것이다. 그 둘의 이름은 여울(물)과 이영(숲). <습지의 사랑>은 바로 이 둘의 사랑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된 화자는 물이다. 물은 자신이 어쩌다 이 곳에서 자신이 죽었는지,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물 밖을 벗어날 수 없는 물귀신이 된 물은 자신의 상황에 무료함과 외로움을 느낀다. 이 때 숲이 나타난다. 숲은 인간과 달리 물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물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숲 또한 죽은 후 그 장소를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였으므로, 둘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숲은 자신의 이름을 이영이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이름이 없었던 물에게 여울이라는 이름을 준다. 이영(숲)에게 이름을 선물 받은 여울(물)은 매우 행복했을 것이다. 아무것도 있지 않은 0의 상태인 자신에게 1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선물해준 것이니까.
사실 숲과 물이 사랑을 하고 있는지는 책에서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숲을 매일 기다리는 물. 물을 매일 찾아오는 숲. 이 둘을 보고 있자면 어떠한 유형이든 사랑이라는 감정이 느껴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지내던 어느 날 습지를 개발하려는 외지인이 찾아와 숲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나무가 잘려나가고 숲이 망가짐과 동시에 이영의 존재도 옅어져 간다. 여울은 자신을 찾아주는 유일한 존재가 사라질 두려움에 사람을 죽이지만, 여울의 바람과는 다르게 숲은 계속 망가져 간다. ​비가 세차게 내리던 어느 날 범람한 물로 인해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한다. 그 동안 각자의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둘은 기존 자신의 형태를 잃음과 동시에 하나가 되어 비로소 만나게 되지만 소멸한 채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다행스럽게도 산사태라는 형태로 여울과 이영은 서로의 존재를 함께하며 끝이 났다. 누군가는 모두 죽는 엔딩이 아니냐며 새드엔딩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이미 죽음을 경험한 귀신들이라는 시점에서 가장 행복한 엔딩이 아닐까 싶다. 서로 물과 숲이라는 곳에 묶여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던 이들이 자신들의 소망대로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그들의 시선으로 본다면 전혀 슬플 것 없이 행복한 전개가 아닐까? 그들에 이입하여 생각해본다면 그것만큼 만족스러운 끝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여 이 이야기가 깔끔하고 꽉 막힌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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