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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아이히만
5.0
  • 조회 399
  • 작성일 2024-05-23
  • 작성자 명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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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가이드 투어를 해 준 폴란드인이 한 말이 이따금씩 생각난다.
"어떻게 그런 끔찍한 학살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그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이 지금처럼 즐겁고 평화롭게 지내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그 유명하고도 논쟁적인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다.
아이히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홀로코스트 책임자 중 한 명이었다. '홀로코스트의 책임자'라거나, '나치 친위대 장교'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누가 됐든 잔인하고 끔찍한 인성을 가진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대학살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평범한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감히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을 지켜보며 느낀 그에 대한 인상은 달랐다. 본성이 천박하거나 악하다기 보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 평범하고 인간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아이히만이 그저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이었음을 지적하며, 그가 홀로코스트라는 인류 역사에 오명을 남긴 것은 아이히만의 독특한 인간성 때문이 아니라, 윗선의 명령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너무나 성실히 따랐으며, 또한 본인의 행동에 대해 사유하고 반성하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거대 관료사회에서 스스로의 사유 없이 주어진 일을 수행하고 명령에 불복종하기만 한다면 그 누구라도 아이히만처럼 될 수 있으며, 홀로코스트 또한 반복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 유명한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실험'도 그렇고, '엑스페리먼트'라는 영화에서 그려지는 끔찍한 실험을 보고있노라면, 이성의 집합체라는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간혹 상부의 명령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고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한나 아렌트의 책을 읽고 나면 그러한 사고의 위험성을 알 수 있다.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게 언제나 최선은 아니고, 항상 비판적 사유와 양심을 가져야 한다는 경각심을 들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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