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의 제목이 너무 흥미로웠다. 3단 논법의 표현으로 어떤 명제같은걸 의미하는걸까. 내가 생각하는 물고기가 그 물고기가 아닌 것일까. 최고의 책이라는 찬사가 많은 책이어서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으나 잘 읽히지는 않았다.
과학 전문기자인 룰루밀러 본인의 전기이자 과학적 회고록의 내용이며 본인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우울했던 청소년기와 본인의 양성애적인 성향의 고백, 삶의 방황과 혼돈속에서 분류학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과연 저자와 무슨 관계이며, 어떤 결말이 나오게 될지 정말 궁금해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데이비드는 수많은 물고기를 잡아서 분류하고 발견하는 업적을 세웠고 심지어 아내를 잃었을때와 이후에 재혼한 여자 사이에서 얻은 어린딸이 사망하였을때도 물고기 수집하는것으로 슬픔을 달랜 사람이었으며, 지진으로 수백 종의 물고기가 뒤섞이는 상황에서도 이름표를 물고기 몸통에 바느질 할정도로 집착이 대단한 사람이다.
1883년 찰스 다윈의 고종사촌인 프랜시스 골턴의 영국과학자가 만든 개념인 우생학은 유전적으로 열등한 것은 도퇴되고 사회에서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데이비드는 이를 맹목적으로 이끌게 된다.
그런데 왜 물고기는 없다고 했을까.
이렇게 수많은 물고기를 잡아서 해부하고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며, 존재하는 걸 없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의미에서 없다는 걸까.
제목에 대한 의문을 품고 끝까지 읽은 책은 거의 처음인거 같았다.
데이비드가 평생 바쳤던 분류와 범주는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인간은 자연의 사다리 맨위에 놓기 위해 분류학을 만들었으며, 자연의 사다리는 인간의 편리함을 위한 만든것이다.
우생학이 인간을 부적합자라고 구분 지은것은 과학적으로도 잘못되었다. 우리의 관점에서 불쾌하게 보일 수 있는 특징들이 사실 종 전체에 이로울수도 있는것이다. 인간이 만든 기준과 분류는 틀릴수도 있는것이다. 어류는 직관적인 분류로 물속에 산다는 것만으로 모두 어류로 묶는 것 자체가 틀렸다고 한다. 어류라는 범주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래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분류와 범주가 모두 옳은 것, 정답은 아닌 것이며, 구분 짓는 기준 또한 인간의 편의로 만든 것이므로 모든 걸 정의할 수 있는건 아니다,라는 의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