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제목 그대로 '지리의 힘'이 21세기 현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하는 책이다. 본 책의 저자는 특파원 및 외교부 출입 기자를 지내면서 전 세계 30여개 국가의 분쟁 지역을 직접 현장에서 취재하는 등 세계 각 지역의 갈등과 분쟁, 정치, 종파, 민족, 역사 문화 등을 꾸준히 취재해왔다.
지리를 알지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시대가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리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세계 경제를 어떻게 좌우하는지 보여주며, 이는 우리가 이제 지경학(geoeconomics), 지리학(geopolitics)을 표면적으로 확인하는 것 보다 '지리'(geo) 자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다.
지리는 언제나 운명들을 거두었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그 운명은 한 국가를 규정하거나 한 국가가 될 수 있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또 어떤 것은 세계의 지도자들이 그토록 벗어나고자 몸부림쳤던 운명일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리가 단순히 지정학적 위치나 자연 환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역사적으로 발전된 국가 및 민족 간의 역학 관계까지 포함하는 것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충분히 동의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미국과 소련의 패권 경쟁에서 군사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에 있던 대한민국이 분단된 사실은 '지리의 힘'에 의한 슬픈 역사라고 얘기해도 무방해보인다.
본 책을 읽으면서, 사실 지리에 정통하지 못한 터라 지도를 몇번이나 펼쳐봤는지 모른다. 그만큼 저자의 지리학에 대한 지식을 따라가기 쉽지 않았으며, 역사적 사실 또한 마찬가지다. 각 지역에 대한 역사적, 사회적 맥락이 전혀 없는 채로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별도의 배경지식 학습이 병행되어야 온전히 해당 책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다소 불친절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언급하는 산맥, 하천, 지명 등을 검색하고 따라가면서 읽으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 공동체 내 다른 국가, 민족들의 역사와 삶을 충분히 음미해볼 수 있는 책이 틀림없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