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 같은 이 사내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웬걸, 의외로 그는 일을 꽤 잘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간다.
독특한 개성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서로 티격태격하며 별난 관계를 형성해가는데,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를 필두로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이 그들이다.
제각기 녹록지 않은 인생의 무게와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독고를 관찰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대립, 충돌과 반전, 이해와 공감은 자주 폭소를 자아내고 어느 순간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게 한다. 그렇게 골목길의 작은 편의점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가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책 불편한 편의점은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어쩌면 이 편의점은 등장인물들의 휴식처이자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충전소 같은 곳일지 모르겠다. 또 나에게는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곳이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을 살필 겨를이 없다. 내 할 일하며 살기도 바쁘고 입에 풀칠하며 하루를 살아가기도 빠듯하다. 바쁘고 힘든 일상으로 처진 어깨를 바로 하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자. 내 옆에는 가족이 있다. 그들은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준다. 가족을 넘어 소외된 이웃들도 한번 둘러보고 가능하다면 도움을 주자. 남을 돕는다는 것은 도움받는 이를 살리기도 하지만 자신의 기분을 좋게 하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소통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남을 위로하면 나 또한 위로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