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 대한 기억은 미묘하게 흐릿하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일까? 고된 일을 반복했던 나날들이어서일까? 매일 비슷한 날들이 지속되면 머릿속에 깃발 같은 것이 남지 않는다. 깃발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단편적인 이미지들만이 종종 떠오른다. 침엽수의 침엽이 말도 안 되게 통통해서, 그러면 침엽이 아니지 않은가 생각했던 그런 짧고 아무래도 좋은 순간들만이. 생생한 조각조각들이지만 그뿐이다.
비어있는 기억을 채무기 위해 하와이와 관련된 것들을 일부러 찾아 읽을 때가 있다. 얼마 전에는 유독 이상한 것들을 모아 읽는 난정이의 서재에서 열대어에 관한 책을 빌렸다. 버터플라이피시에 관한 장이 있었는데, 흐르는 물에 암컷과 수컷이 각자의 난자와 정자를 흩뿌리면 그뿐일 뿐 새끼를 보호하지도 키우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걱 참 편하겠군, 생각했다. 다음 세대사 수정되기도 전에 얼른 자리를 떠버리는 부모란.... 의외인 것은 그 간단한 번식이 끝나고도 전체 백삼십여 종 중 칠십팔 종이 한 쌍을 이루어 산다는 내용이었다. 짝짓기 철이 아닐 때에도 둘이 함께 산호군 가장자리를 미끄러져 다니며 먹이활동을 한다고 한다. 먹이를 찾는데 눈이 한 쌍 더 있으면 우리한 것인지, 먹을 때 순번을 바꾸어 등을 지켜주는 게 생존에 나은지, 모든 쌍이 암수로만 이루어져 있는지 연구자들은 아직 완전히 알지 못한다. 어찌되었든 물고기도 번식 이상의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 어떤 날 외로움을 약간 덜어준다.
"츠!" 체이스가 재채기를 했다. "오, 재채기 소리 신기해." 지수가 웃으며 차창을 내렸다. 창문 밖의 더운 공기가 들어왔다. "그래?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다음에 재채기 할 때 녹음해서 보내줄 수 있어?" "뭐? 진짜?" "응, 나 사람들 재채기 소리 모으거든." "모아서 뭘 하는데?" "아직 정하지는 않았어." "정말로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어?" "응, 생각해봐. 재채기는 하기 전에 언제나 알 수 있잖아." "그럼 나도 보내줄게." "약속한 거다?" "응, 너는 그러니까 평소에도 소리를 모으는 직업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