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는 군침을 돌게하는 요리와 그 재료에 대한 설명으로 자연스럽게 경제학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선 인상적인 이야기는 오크라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러 재료들을 서로 잘 어울리게 하는 식재료 오크라! 처음들어보는 음식이었지만 이를 통해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자본주의의 역사와 그에 빠질 수 없는 노예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노예를 통해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게 된 미국, 또한 아이티의 노예 해방운동으로 땅덩이가 2배 이상 커지게 된 미국의 사례가 아주 재미있었다. 자유를 주장하는 자본주의자들, 노예들의 자유는 억압하며 그들만 잘살고자 하는 그 모순! 우리는 이 사례들을 꼭 알아야 할 것 같다.
두번째로 코코넛, 동남아 등 가난하고 더운 나라 사람들은 게으를 것이란 편견을 깨주는 통계적 사실, 이 가난하고 더운 나라 사람들은 프랑스 등 유럽인들보다 60~80% 정도 더 일하고, 미국인이나 일본인보다 25~40% 정도 근로 시간이 길다고 한다. 일을 더 많이 함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이유는 식민주의 역사의 잔제, 만성적 정치분열, 엘리트 계층의 무능함 때문에 '생산성'이 높지 않아서이다.
우리 한국인들도 아주잘 알려진 멸치는 19세기 중반 페루가 누린 경제적 번영의 원인이었고, 바닷새의 똥, '구아노(비료 및 화약제조에 쓰임)'를 수출해서다. 구아노에는 질산염과 질산칼륨이 들어있으며, 멸치는 바로 구아노를 생산하는 새들의 중요한 먹이였다고. 그런데 1909년 독일의 한 과학자가 공기 중에서 질소를 분리하는 기술을 발명해 '구아노'는 점점 쓸모가 없어졌다고 한다. 영국과 독일에서 인공염료가 발명되면서 구아노가 제조에 활용되던 코치닐 등 전 세계 천연염료는 설 자리를 잃었다고. 이렇듯 '고도의 기술력'을 가지면 천연자원을 대체할 원료를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다. 가격 또한 굉장히 저렴해 일반 국민들도 다같이 누릴 것들이 많아져 지금의 윤택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결국에 영원한 천연자원은 없다는 이야기다.
새우 부분에서는 국가들의 보호무역 즉 유치 산업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은 한때 실크 최대 수출국이었는데,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철강, 전자, 자동차 등 공업 부문에서도 선진국과 경쟁하고 싶어했다고. 그러기 위해 일본은 높은 관세 등 '보호무역'을 통해 자국 기업을 키웠다고 한다. 이는 일본 뿐 아니라 미국, 영국도 보호무역을 했던 대표적인 나라로, 자국의 산업화를 이루기까지 세게에서 가장 강한 보호주의를 펼쳤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경제학 이야기를 음식소재를 들어 흥미롭게 설명하고 세계적이고 시대적인 경제적 흐름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