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는 류시화 시인의 경험과 깨달음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재밌고, 어떤 이야기는 마음에 남고, 어떤 것은 반전이 있고, 또 어떤 것은 감동적입니다. 류시화 시인은 명상서적을 주도적으로 번역하고 영적 스승들을 만나왔지만 주장이나 이념이 먼저인 작가는 아닙니다. 다만 자신을 성장시킨 우연한 만남들, 웃음과 재치로 숨긴 만만치 않은 상처의 경험들, 영혼에 자양분이 되어준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삶이 묻고 내가 대답한다' 처럼..
만약 우리가 삶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면, 지금의 막힌 길이 언젠가는 선물이 되어 돌아오리라는 걸 알게 될까요? 그의 글에서는 인생의 굴곡마저 웃음과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통찰이 엿보입니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라는 책 제목처럼, 저자는 좋음과 나쁨의 경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인생은 다 나쁜 것이 아님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독자들은 그의 깨달음에 동화되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한 수도자가 수도원장에게 수도원을 떠나겠다 말했습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이곳의 수도자들은 너무 시끄럽다고 답했습니다. 이곳에서의 수행은 시간 낭비라 말했습니다. 수도원장은 그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습니다. 물을 가득 채운 유리잔을 들고 수도원을 세바퀴만 돌되, 한 방울도 흘려선 안되며, 그다음에는 떠나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젊은 수도자는 이상한 부탁이라고 생각했지만 조심스레 세바퀴를 다 돌고 나서 수도원장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그가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 순간, 수도원장이 말했습니다. "유리잔을 들고 수도원을 돌 때, 수도자들이 잡담을 하거나 논쟁을 벌이던가?" 수도자가 듣지 못했다고 하자 수도원장이 말했습니다. "그대가 유리잔에 온 존재를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소리도 그대의 귀에 들리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사람들입니다. 단지 나 자신과, 내가 최우선으로 여기는 그 일에 대한 진실한 의지와 몰입만 있을 뿐입니다.
저자는 늙은 암소 한 마리에만 의지해 아무 희망 없이 살아가던 어떤 가족이, 암소가 절벽에 떨어져 죽은 후 삶의 반전을 시도해 비로소 인생 최고의 행운을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안전하게 살아가려고 마음먹는 순간 삶은 우리를 절벽으로 떨어뜨린다. 파도가 치면 새로운 삶을 살 때가 되었다는 메시지이다. 나는 지금 절벽으로 밀어 뜨려야 할 어떤 암소를 가지고 있는가? 그 암소의 이름은 무엇인가? 내 삶이 의존하고 있는 안락하고 익숙한 것, 그래서 더 나아가지 못하게 나를 붙잡는 것은."
좋은 글은 마음을 맑게 합니다. 그래서 마음을 치유합니다. 책은 시인의 글답지 않게 형용사와 부사를 자제한 문장들, 눈앞에 그림을 그리는듯한 생생한 묘사로 독자를 몰입시킵니다. 한 편 한 편 완결된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책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남습니다. 때로는 깊은숨을 내쉬느라 살아온 날을 뒤돌아보고, 살아갈 날을 내다보느라 페이지 넘기는 손이 멈출 때도 있습니다. 시인의 인생 여정이 담긴 글인데도, 읽고 있는 내가 왜 이렇게 공감하고 자신의 숨소리가 들릴까요?
현재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 언제든 다시금 꺼내 읽기 좋은 책 같다
삶, 인생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잊고 지냇던 것들
잡히지 않은 생각들이 정리되게 해주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