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일어나고 나면 사람들은 그 일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을 경우 후회를 하고 만약에를 떠올린다. 만약 그때 그러지 않았으면 하고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희망의 끈 역시 이야기의 도입부분이 이렇다. 평소 1년 중 특정기간 아내와 자녀들이 일주일가량 친정을 함께 가던 것이 딱 그해 아내가 거절하기 힘든 일이 있어 이제 중학생이 되는 딸과 열살이 된 아들만 보내게 된다. 남편은 걱정하지만 아내와 딸의 주장에 찬성하게 되고 그렇게 떠난 외가로의 여행이 외가 지역이 진원지가 된 지진으로 부부는 한날 한시에 딸과 아들 모두를 잃게 된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하나즈카 야요이라는 카페의 여주인이 등에 칼이 꽃친 채 시체로 발견되고 수사과정에서 유력한 용의자가 나온다.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유키노부, 데쓰히코, 가가 교이치로, 마쓰미야 슈헤이의 역할을 유심히 보고 책에 집중한다면 더욱 흥미롭게 이야기에 다가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야기 주요 내용 중 카페 여주인 살인사건과 마쓰미야가 이 즈음 연락을 받게 된 다쓰요시라는 고급 료칸을 운영하는 아야코라는 여주인과의 개인사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흥미로운 부분은 유키노부가 바로 이야기의 도입부에서 딸과 아들을 잃은 부부 중 남편이라는 점과 아야코의 아버지가 폐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평소 변호사에게 연락해 자신의 임종이 다가왔을 때 딸인 아야코에게 해주길 바랬던 이야기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이야기 전개를 보면 대략 적게는 10여 년 전에서 많게는 수 십년 전의 이야기가 현재에 발생한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결국 모든 이야기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하는데 이 작품 역시 그러하다.
누군가를 대신하기 위해서 태어나야 하는 삶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 가족이라는 존재, 그리고 설령 그 존재를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인연의 끈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여러 장치들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를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에 강한 몰입감으로 기대를 재미로 충족시켜주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