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는 김영하 작가가 학창시절 첫 여행을 시작한 이래 그동안 여행했던 여러 나라들에서 겪은 경험담을 통해 비로소 여행의 이유를 찾아가는 일종의 산문집이다.
생각없이 떠난 중국여행에서는 비자를 발급받지 않은채 중국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즉시 추방당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방송에서 수려한 말투와 지식을 자랑했던 유명작가가 저런 실수도 하는구나 하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한동안 방송에서 크게 히트했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관련한 내용이었다.
당시 방송방식은 출연자의 여행 지역만 결정한 후 여행지에 도착하면 각자 알아서 그 지역 아무곳이나 여행을 하고 저녁에 모여서 각자의 여행에 대해서 토론하고 이야기 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작가는 여행의 의미는 한참 지난후에 비로소 무엇이었는지 알게 된다고 했는데, '알뜰신잡'을 통해서 그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제작진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통보 없이 각자 보고싶은 하고싶은 일들을 자유롭게 즐기고 나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다 보면 비로소 여행의 맛을 느낄수 있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또 재미있었던 것은 마사이 부족 족장 아들의 일화다.
대영제국 지배 시절 마사이 족장은 아들의 영국에 유학 보냈다고 한다. 어렵게 영국에서 공부하고 귀국한 아들은 가족을 만날 기쁨에 젖어 있었지만 가족을 만날 수가 없었다. 마사이 부족은 가축을 방목하며 수시로 거처를 옮겨 다니는 특성이 있는데, 아들이 귀국했을때 가족은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특별히 주소를 기록하는 것도 아닌 나라에서 아들은 가족을 찾아다니는 또다른 여행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영국으로 가던 것보다 훨씬 힘들고 긴 여행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가족과 만날 수 있었고 그 기쁨은 몇 배나 컷을 것이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뜻하지 않은 어려움과 힘든 순간이 반드시 있지만, 그 과정에서 또다른 기쁨과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여행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