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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5.0
  • 조회 402
  • 작성일 2024-06-03
  • 작성자 이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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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정세랑

Live a little! 난 좀 살아볼거야!
여기 삶이 주는 고통을 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좀 살아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시대의 억압과 부조리에도 삶을 아름답게 바라볼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여성으로부터 이어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책의 맨 첫 장은 심시선의 가계도이다. 첫 장을 도표로 만든 작가의 의도가 새삼 궁금해지는 대목이긴 했다. 그 이유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ㅎㅎ
오제프리와 결혼한 시선은 명혜, 명은, 명준으로 이어지고, 홍낙환과의 두 번째 결혼에서 경아라는 딸과 만나게 되고, 명혜는 태호와 결혼해 화수, 지수로 이어지고, 명준은 난정과 결혼해 우윤으로 이어졌으며, 경아는 보근과 결혼해 규림과 해림으로 이어지게 된 가계도이다.
사막의 사구들은 사막에서 죽은 이들의 시신을 품고 움직여 다닌다. 여기 시선으로부터 이어진 사람들은 어쩌면 시선의 정신이 알게 모르게 무장되어 지금을 살아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주인공 모두는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채 시선이 죽은지 10년이 되는 시점에 시선의 요구로 한 번도 지내지 않은 제사를 지내기 위해 하와이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어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 오자고,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도 좋고, 물건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다는 명혜의 지시로 가족들은 각자의 여행을 준비한다.

심시선 여사는 한국전쟁으로 가족을 모두 잃고 친척을 따라 하와이로 간다. 그곳에서 마티아스마우어라는 유명한 화가를 만나 화가가 되기 위해 독일로 가지만 그는 육체적, 정신적 모두 폭력적인 남자였다. 그녀는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숨죽인 채 살아야했고, 요제프 리를 만나 우정을 쌓다 결혼을 하게 된다. 이에 마티아스는 사랑에 배신당한 것처럼 유서를 쓰고 자살을 하게 되고, 유럽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었던 시선은 요제프 리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화가의 꿈을 접고 스물여섯 권의 책을 쓰며, 저명인사가 된 시선은 보편적이지 않은 강렬한 인물로, 성격상 쉽게 분쟁에 휘말리며, 그럼에도 자기의 의견을 좀처럼 굽히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쉽사리 희미해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협력업체 사장이 던진 염산에 움츠러들었던 화수는 세상의 일그러지고 오염된 면을 설명할 언어를 찾고자 한다. 해림은 친구에게 가해진 인종차별 발언에 대신 화를 내다가 괴롭힘을 당했지만 후회하거나 굴하지 않는다. 경아는 무난한 자질을 가지고도 오래 견디는 여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뒤따라오는 여성들에게 힘을 주고자 했으며, 어린 시절 병마와 싸우던 우윤은 죽음을 딛고 다시 한번 살아보려는 의지를 갖게 된다. 낙과 같은 그녀의 실패와 방황을 양분삼아 다음 세대가 덜 해맨다면 그것이 바로 시선의 의미였으리라. 그들은 그 조각으로 지금을 잘 버텨낼 것이 분명하다. 심시선 여사와 그의 가족들은 부조리와 불합리에 소리 낼 만큼 강단 있으며 세상을 예민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연약함을 가지고 있다.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런 선한 영향력으로 이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다.
소설은 주인공들의 그저 그런 인생사를 통해 무엇을 전하고자 했는지 친절히 설명해 준다.
그런 강인함으로 오늘을 나아가고 싶다. 엉망으로 실패하고 바닥까지 내려가도 난 좀 살아볼거야를 외치며 다시 일어서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열망을 갖게 한다. 어떤 자기개발서보다 독자를 변화시키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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