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는 대학을 졸업 후 리사이클링 의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한아에게는 대학시절 부터 오랫동안 연애해온 남자친구 경민이가 있다. 하지만 경민은 그녀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고, 늘 한아를 외롭게 만들었다. 한아는 경민을 아주 많이 사랑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찰 수록 한아는 현실적인 부분에서 이 사이를 점점 더 고민하게 되었다. 경민의 인생에서 한아는 1순위가 아니었고, 언제든 자신의 행복을 위해 훌쩍 떠날 준비가 된 사람이었다.
여느 때처럼 모은 돈을 다 털어 캐나다로 훌쩍 배낭여행을 떠나 경민이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평소와 180도 달라진 다정하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프로포즈한다. 달라진 경민의 모습에 행복하면서도 혼란스러운 한아는 어느날 경민이 입에서 초록색 광선을 뿜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사실 경민이 아닌 다른 별의 외계인이었다. 경민은 은하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자유 티켓을 그에게 넘기고 자신을 대체하여 살아가는 삶을 교환한 것이었다.
외계인은 저 수억만년 광년 거리에서 지구를 지켜보다 한아의 존재를 보게 되었고, 한아를 보자마자 사랑을 느꼈다. 아주 오랫동안 그녀를 지켜보면서 그는 점점 한아에 대한 사랑을 키워왔고, 그녀를 직접 만나기 위해 자신의 별을 떠나 지구로 왔다.
하지만 한아는 우주 여행을 위해 자신과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린 경민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느꼈으며, 이 상황에 혼란스러워한다. 외계인 경민은 한아를 설득하고, 그녀가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을 때가지 기다린다. 결국 한아도 외계인 경민의 헌신적인 모습에 마음을 열고 둘은 지구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초반부까지 읽었을 때는 한아의 심경이 공감도 잘 되고 경민이나 한아라는 인물이 현실에도 있을 법한 인물이라 상황이 잘 와 닿았다. 또 정세랑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보건교사 안은영'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이런 현실적인 상황을 어떻게 SF적으로 풀어낼 지 정말 기대했다. 하지만 외계인 경민이 한아에게 자신의 본 모습을 들키는 상황부터 이후에 모든 우주와 관련된 부분은 유치하고 부족한 문장 구성으로 너무나도 황당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전체적인 스토리 플롯이 헌신적이고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이다 보니 너무 뻔하다 보니 이 작품의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SF적 요소들이 유치하게 배치되고 서술된 점이 오히려 작품을 더 실망스럽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