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공간은 그 안에 사는 인간의 변화에 맞춰 함께 변화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우리의 일상이 바뀌면서 공간의 변화 속도가 빨라졌고, 나아가던 방향도 조금 틀어졌다.
이 책은 집, 회사, 학교, 상업 시설, 공원, 지방 도시, 물류 터널 등 우리가 생활하고 있거나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공간의 가까운 미래를 살펴본다.
인간은 늘 세상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하려 한다. 지금처럼 큰 변화를 맞이했을 때에는 그런 요구가 더 클 수밖에 없고, 그에 발맞춰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들이 예측을 내놓고 있다. 저자는 건축가로서 앞으로의 공간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려 시도했고, 이 책은 그 추측의 산물이다.
당연히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이 책의 이야기가 더해진다면 더 올바른 예측을 하고, 나아갈 방향을 잡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미래를 바꾸는 변수는 기술 발달, 기후 변화, 전염병 등 여러 요소가 있다. 시대에 따라 그 변수가 바뀌기도 하고 각 요소가 미치는 영향력의 크고 작음도 달라진다.
전염병의 영향은 과거에는 컸지만,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는 그리 크지 않다고 여겨졌다. 적어도 1년여 전에는 대다수의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기에 감염을 피해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야 하는 지금의 모습은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모여야 살 수 있던 인간 사회를 모이면 위험한 사회로 만들었다. 저자가 코로나 확산 이후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코로나로 인해서 도시가 해체될 것인가?’였다.
그만큼 코로나는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계속 모여 살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했다(도시 해체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자면 저자의 대답은 ‘해체되지 않는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 역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근거를 대며 그 이유를 설명한다.
저자가 제시한 가까운 미래의 공간은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 각 아이들을 위한 맞춤 교육 과정이 있는 학교, 지역과 지역을 이어 주는 선형 공원, 분산된 거점 오피스로 나눠진 회사, 내 집 가까이에 있는 작은 공원과 도서관, 자율 주행 로봇 전용 지하 물류 터널, DMZ 평화 도시 등 실생활 공간부터 간접적 공간까지 다양하다.
그중엔 고개가 끄덕여지며 바로 적용될 것만 같은 이야기도 많지만, ‘DMZ 평화 도시’처럼 이게 될까 싶은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 끝에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미래는 꿈꾸는 자들이 만든다고.
소수를 위한 디스토피아가 아닌, 함께 행복한 유토피아는 멀리 있지 않다. 이 책은 그 작은 걸음들의 시작을 위한 고민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