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교육 문제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두 사람이 나누는 대담 형식으로 되어 있다. 누구나 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나면 공부나 교육에 대한 관심에서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그러다가 아이를 낳고 학부모가 되면 다시 교육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지만, 이 역시 내 아이가 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끝난다. 교육이나 공부는 나랑 무관한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마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환경이나 입시제도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끝없이 문제제기만 되었다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도돌이표를 반복하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로서 공부에 대한 생각들을 다양하게 풀어낸다. 너무 많은 에피소드와 거기서 가지치기한 생각들이 줄줄이 엮여있어서 좀 정신없게 전개되는 면이 있는데, 몇몇 기억에 남는 내용들이 있다. 기성세대는 자기가 살아온 과거의 방식으로 자녀들의 진로에 대해서 조언하려고 하는데, 이미 교육의 변화가 사회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20년 전에 세상을 바라보던 눈으로 아이들의 20년 후를 내다보기는 어렵다는 것. 아이와 부모 사이에는 20년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아이들은 20년만 내다보면 되지만 기성세대는 내 앞의 아이를 넘어 무려 40년을 내다봐야 미래를 알 수 있다. 아이들은 20년 앞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으니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유를 묻지 말고 무조건 도와주는 '묻지마 투자'만 하면 된다.
"동물스러운 교육을 하자"라는 꼭지가 있는데, 동물 세계에서는(예를 들어 침팬지는) 무언가를 가르치지 않고 어미의 행동을 새끼가 옆에서 보고 배울 뿐이라고..어떤 활동을 보고 따라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한참의 시간이 흘러 원리를 터득하는데, 배우는데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경험으로 익힌 것이기 때문에 일단 한번 배우면 정말 잘한다는 것. 인간 세계에서도 선생님이 먼저 가르치려고 덤벼들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 익히도록 배울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면 훨씬 더 강력한 학습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느끼고 상상하며 몸으로 배우는 방식이야말로 기본적인 원리를 가장 쉽고 빠르게 배우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