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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세속적인지혜-400년동안사랑받은인생의고전
5.0
  • 조회 401
  • 작성일 2023-11-27
  • 작성자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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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Baltasar Gracián Morales)은 1601년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 벨몬테에서 태어났다.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 21세기까지 철학 과정을 공부했고, 이후 신학 과정을 이어가다 1627년 25세의 나이로 서품을 받았다. 이후 인문학 교수로 활동했고, 수도원에서 수련을 마친 후에는 설교자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17세기가 낳은 최고의 작가로 평가된다.

그는 1642년 출간한 『재능의 기술Arte de ingenio』을 폭넓게 확장하여 『아주 세속적인 지혜Oraculo manual y arte de predencia‘신탁 편람과 지혜의 기술’』를 완성했다. 당시 스페인은 쇠락하고 있었다. 그는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겪던 국민들에게 필요한 지혜를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하지만 교단의 허락 없이 출간했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었고, 교수직에서 해임된다. 이후 감금과 감시에 시달리다 1658년 57세의 짧은 나이로 숨을 거뒀다.

이 책은 처세에 관한 저자의 단편적인 명상을 총 300개의 소주제로 기록한 글이다. 한 페이지에 하나의 주제가 나타나 있는데, 각 주제는 ‘~이다. ~하라, ~하지 마라’의 종결어미로 끝난다.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상황에 따른 조언을 하고 있다.

300개의 소주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사람’(62번)이다. 다음으로 ‘자신’(16번), ‘어리석다’(14번), ‘때’(12번), ‘말’(11번), ‘법’, ‘지혜’(10번), ‘당신’ ‘스스로’ ‘행동’(8번), ‘명예’, ‘상대’, ‘선택’, ‘타인’(7번) 등이 많이 쓰였다. 이렇게 가장 많이 쓰인 단어를 중심으로 생각할 때 이 책의 목적은 스스로 명예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혜롭게 말과 행동을 하는 법을 알려주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명예를 얻기 위해서는 상대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말과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성악설을 믿는다. “사람은 본디 야만인으로 태어난다. 교양을 쌓아야 야수의 본성에서 벗어나 사람이 되고, 이를 많이 쌓을수록 고귀해진다(p87).” 인간은 선천적으로 악하다. 교양을 쌓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야수의 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악한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 곧 어리석음이다. 세상은 지혜로운 자보다 어리석은 자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저자는 삶은 인간이 악의에 맞서는 전쟁터다(No13)라고 말한다.



저자는 개인이 지혜를 쌓아 야수의 본성에서 벗어난 선한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 선한 인간은 기품과 고상함을 지니게 되고, 남에게 인정을 받아 높은 지위에 오르고 명예를 얻는다. 지혜로운 인간은 적절한 때에 알맞은 지식과 기술을 사용한다. 그 여러 가지 기술 중에서 중용과 절제가 매우 중요하다. 한쪽이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인내와 절제가 있어야 한다. 과거 우리의 유교 사상과도 통한다. 아래에 중용과 절제가 강조된 내용들을 모아 보았다.



훌륭한 후퇴는 곧 용감한 공격이다. 완벽한 성공보다 적당히 실패하는 것이 안전하다. 성공의 달콤한 맛은 실패의 쓴맛과 적절히 섞여야 좋다.(No38)



어리석은 사람은 서두르기 때문에 실패하고, 똑똑한 사람은 지체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미리 내다보기 때문에 쓸데없이 생각이 깊어지고 행동이 느려져 그만큼 신속하게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은 ‘천천히 서둘러라’였다.(No53)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어떤 것도 극단으로 치닫지 말아야 한다. 극단으로 치닫다 보면 결국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 때문이다.(No82)



적당한 부주의함이 오히려 위대한 재능을 꽃피운다. 실수가 없는 사람은 시기심에 사로잡힌 사람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시기하는 자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을 모든 면에서 비난한다. 어느 정도 가벼운 실수로 시기하는 자의 눈을 속여라.(No83)



극단적인 상황에 부닥치지 않으려면 중용을 지켜야 한다. 탁월한 자가 되면서도 자신의 탁월함을 많이 드러내서는 안 된다. 횃불의 불꽃이 클수록 더 빨리 닳아 없어지기 때문이다. 더 존경받고 싶다면 절제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No85)



지나친 자기만족은 피하라. 무지하면 쉽게 만족하기 때문에 행복하다. 이런 자세는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나쁘지 않다. 자기 불신은 일종의 지혜로 자기 자신을 경계하면 불행을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을 너무 불신하면 불쌍한 영혼이 된다.(No107)



외향적인 사람은 자신과 정반대인 내향적인 사람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애쓰지 않아도 중용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서로 상반된 것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조화는 세상을 지탱하는 힘이다. 극과 극의 사람을 경험할수록 중도를 지키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No108)



딱 필요한 만큼만 화를 내고 더 이상은 내지 말아야 한다. 화를 지혜롭게 낼 수도 있어야 하고 잘 빠져나올 수도 있어야 한다. 서둘러 달릴 때 멈추는 것이 제일 어려운 법이다.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No155)



친구에게 너무 많은 행운을 빌어주지는 마라. 행운도 지나치면 친구를 잃기 쉽다.(No156)



그리스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인생의 으뜸 법칙을 ‘인내’라고 말했다. 그는 지혜의 절반을 인내심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어리석음을 견디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많이 필요하다. 제일 의지하는 사람에게 가장 많이 인내해야 한다.(No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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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숙한 관계가 되면 자신이 쌓은 탁월함을 인정받지도 존경받지도 못한다. 별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광채가 유지된다. 신성한 것은 절제가 요구된다. 친근함이란 반감을 일으키기 쉬운 것이다. 관계를 맺을 때 자신을 너무 많이 보여주면 그만큼 가치가 더 줄어드는 법이다. 과한 친숙함은 어리석음에 가깝다.(No177)



제대로 실력을 쌓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 노력을 부리면 오히려 명성에 흠집만 남기게 된다. 진정한 성공의 길은 억지로 인정받으려고 하는 모습과 위대한 업적을 남기려는 모습 사이에서 중도를 지키며 실력을 쌓은 것이다. (No199)



과도한 행복은 오히려 독약이 된다. 도움을 줄 때도 상대방을 완전히 만족시켜서는 안 된다. 바라는 게 아무것도 남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행복한데도 행복하지 않은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또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지면 오히려 두려움이 잉태된다.(No200)



위대한 일일수록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일이 너무 어려워 보이면 쉽게 절망하기 때문이다.(No204)



긴급한 상황일수록 더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념이 제멋대로 날뛰지 않도록 깊이 생각하며 절제해야 한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가벼워도 다른 사람의 귀로 들어간 말은 훨씬 무거워진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말할 때도 중용을 지켜 말하라.(No207)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베풀어서는 안 된다. 혹여나 지나치게 많이 베푸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거저 주는 게 아니라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지나친 베풂은 사람까지도 잃게 한다. 갚을 수 없으면 갚는 것을 포기하고 채무자가 아닌 적이 되어버린다.(No255)



화를 내지 않아 되레 악을 자초하는 경우를 만들지 말라. 사람이라면 때로는 공격적인 감정도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음식은 쓴맛과 단맛을 모두 가진다. 너무 선해서 무감각해지는 것은 악한 것과 같다.(No266)



무엇보다 자신을 드러낼 때는 가식이 없어야 한다. 과장과 가식은 허영이며 경멸을 낳는다. 천박한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는 중용의 지혜가 필요하다. 때로는 무언의 웅변이 자신을 잘 드러내는 방법이 된다. 지혜롭게 감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자랑하는 방법이란 뜻이다.(No277)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지나치게 특이하면 비난한다. 비난이 쌓이면 악명이 되고 악명은 사람을 외톨이로 만든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도 지나치게 꾸미면 그 아름다움 때문에 공격받고 불명예를 얻는다. 지성도 너무 과하면 쓸데없는 다변가로 전락할 수 있다. (No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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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는 “400년 전의 지혜가 오늘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쓰여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 만큼 오늘날의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되는 것도 있다. 우선 이 책의 저자는 세상을 선과 악의 전쟁터로 보고 있다(p33). 선한 사람이 악한 사람과 싸워 승리해서 세상을 다스려야 한다는 이분법적 사상이 깔려 있다. 더욱이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사람과 선한 사람이 될 수 없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천박한 사람에게는 관대한 행동을 해도 별 쓸모가 없다. 이들은 예의범절이라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No272)

추한 사람은 자연의 순리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게서 선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No273)



또한 저자는 지혜로운 자가 명예와 기품을 잃지 않고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 지나치게 몸조심할 것을 권한다. 진취적이고 희생적인 현대의 리더와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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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에 있을 때는 유능한 사람과 어울리고, 정상에 올랐을 때는 평범한 사람과 어울려라.(No152)

동정심 때문에 불운한 사람과 얽히지 마라.(No163)

백 번의 성공보다 한 번의 실패를 더 조심하라.(No169)

기쁜 일은 스스로 하고, 불쾌한 일은 남을 통해서 하라.(No187)

모두가 좋다고 하는 것을 혼자 비난하지 마라.(No270)

자발적으로 위험한 일을 맡지 마라(No284)



이 책은 한 페이지마다 하나의 소주제가 300개 담겨 있다. 하나의 소주제는 아무리 길어도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하루에 한 주제씩 잠깐의 여유 시간에 가볍게 묵상하고 사색하기 좋다. 직장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평판을 얻기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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