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놀란 미국은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재 특공대, 천황을 위한 옥쇄 등 일본인의 특이한 행동에 잇다른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미 국무성은 1944년 6월, 콜롬비아 대학 인류학 교수 루스 베네딕트에게 `일본 분석` 프로젝트 특명을 내리게 된다.
루스 베네딕트는 자신의 전공인 문화인류학의 학문적 방법론을 최대한 활용하여 전세계의 일본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여 <국화와 칼>이라는 문화인류학적 보고서를 완성하게 된다.
"봉건제도 아래에서 철저한 신분제도. 거기에서 비롯된 각자의 알맞는 자리. 이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분수·체면·염치. 이것이 일본인 의식구조의 핵심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국화`와 `칼`이라는 두 가지 상징의 극단적 형태를 취하고 있으면서, 부제가 표시하듯 일본문화의 틀에 대한 탐구이다. 그것은 문화 인류학이라는, 미국에서 크게 발달된 학문의 방법론에 의거한 것이며, 단순한 일본 기행문이나 견문기가 아니라 엄밀한 의미의 학문적 노작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평균적 일본인의 행동과 사고의 틀을 탐구하고자 하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하지[恥: 수치, 부끄러움]`에의 인식에 놓인 문화이다. 놀라운 것은 저자가 이 글을 쓰면서 일본을 방문학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다. 학문의 연구에서 그 대상을 직접 목격하지 않는 쪽이 오히려 보다 엄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이 책은 입증하고 있다.
국화는 일본의 황실을 상징한다. 일본인들은 나라꽃인 벚꽃보다도 국화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꽃들이 피지 않는 차가운 가을에 홀로 피는 국화는 깨끗하고 청결하고 조용하고 엄숙하고 고귀하다는 생각에서다.
<국화와 칼>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그렇게 예의바르고 착하고 겸손하고 고개를 수그리고 있는 일본 사람들 속에 무서운 ''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이라는 제목을 통해 일본 사람들의 이중적인 성격을 드러냈다. 일본 사람들 스스로도 자신들은 앞에 내세우는 얼굴과 속마음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한다.
<국화와 칼>은 우리 시각으로 볼 때 어떤 긴요한 것을 빠뜨린 것 같아 보이지만 그것을 서양인이 썼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저작임에 분명하다. 또한 일본에 대해 상당히 대담하게 이야기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